[경제플러스=황유진 기자] 일본 정부가 1일 한국에 대한 일부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하자 국내 업계는 상당히 당혹해 하고 있다.

특히 수출 규제 대상에 오른 3개 품목은 사실상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등에서 필수 소재로 꼽히고, 대일 의존도도 높아 업계에서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라는 탄식까지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워낙 불확실성이 크고, 기업간의 문제가 아닌 국가간 외교 문제가 얽힌 사안이어서 상당히 곤혹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등 국내 유력 IT 업체가 모두 잠재적인 피해 대상"이라면서 "가뜩이나 글로벌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대형 악재가 추가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3개 품목은 국내 대기업이 일본에서 직접 수입하거나 중견·중소업체가 원재료를 수입한 뒤 가공해서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결국은 일본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상황이 간단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정부와 함께 대응책을 논의하겠지만 지금으로선 재고 상황을 점검하는 것 외에 특별히 뾰족한 수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올레드 패널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원료를 규제하겠다는 건지, 완제품을 규제하겠다는 건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좀더 관련 정보를 파악한 뒤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디스플레이 업체는 "수출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것이어서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상황이 장기화하거나 일본 정부의 추가 조치가 있을 경우 업계에 미치는 파장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전면적인 수출 제한 조치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이럴 경우 오히려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내놨다.

더 강력한 수출규제를 할 경우 일본 업체들도 피해를 볼 수 있고, 미국과 유럽 업체들까지 영향권에 연쇄적으로 들 수 있어 극단적인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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