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이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완화적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1일 오전 출근길에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도비쉬(완화적 통화정책 선호)했다"며 미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줄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하면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 폭이 현재 0.75%포인트에서 더 벌어지지 않게 된다. 한미 금리 역전은 경제위기 때 자본유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늘 경계 요인이다.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리면 한은으로서는 어느 정도 쫓아가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 지난해처럼 미국과 한국의 경기 온도차가 다를 때는 통화정책이 상당히 어려워진다.

이 총재는 미국이 관망기조로 가면 국제금융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연준은 올해 금리동결을 예고하며 시중의 달러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보유자산 축소'를 9월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점도표상 금리인상 횟수가 하향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횟수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제금융센터는 2회에서 0회로 축소는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 '서프라이즈'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아직 금리인하를 얘기할 시기는 아니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올해 들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금리인하 가능성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현재 한은 통화정책도 완화적이며, 미국도 아직 금리인상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분명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라고 권고했는데 이는 우리가 연초에 표방한 통화정책 기조와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금리 인하 전망과 관련해선 "너무 나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 세계 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 때문에 그런 예상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데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FOMC 점도표를 보면 내년에는 오히려 한 차례 올리는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는 3월 FOMC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이 축소됐지만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결됐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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