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한준기 칼럼리스트] 첫해에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어야

매우 놀랍게도, 성공적인 이직의 거의 마지막 관문에 도달한 많은 경력사원들 조차 본인이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게 되면 무슨 일을 먼저 해야 할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모르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물론 필자의 이 같은 주장에 적지 않은 직장 경력을 가지고 있는 다수의 독자들은 이의를 제기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전’에서 보고 느낀 필자의 경험은 이런 부분에 대하여 여전히 ‘잔소리’를 쏟아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기업 현장에서 경력이 꽤 되는 전문 인력들을 채용해야 하는 필자가-그리고 필자와 함께 늘 인터뷰를 진행하는 대표이사들이-꼭 빠뜨리지 않고 물어보는 두 가지 질문이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입사를 하게 되면 최초 6개월 혹은 1년 동안 어떤 일에 집중을 할 것이며, 왜 그렇게 하려고 하나요?” 이며,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지원자에게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나, 우리에게 질문 것 없습니까?” 라는 질문이다.

사실 이 두 가지 질문은 “우리는 정말 좋은 인재를 찾고 있으며 이 질문을 통해 당신을 최종적으로 검증하고 싶다” 는 뜻을 한 번 더 표시하는 것이다.

즉 우리 양자-기업과 지원자-가 서로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찾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최종 확인 단계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경력사원들은 이런 질문에 매우 취약하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답변을 하지만 그 답변이 확신에 차 있지 않고 열정도 부족하고 전략적인 논리도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운 좋게 입사를 하더라도 ‘예정된’ 시행착오를 매우 심하게 경험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실제로 필자는 이력서 상에서 좋은 경력과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무환경이 급격하게 바뀌었을 때는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고 도중하차하는 ‘실력 있는’ 인재들을 많이 목격해 오고 있다.

이미 앞서 문화적인 부분이나 본인의 새로운 자세와 각오에 대해서도 몇 가지를 강조 했지만 이직을 통해 새로운 직장에 뿌리를 내리고자 하는 많은 샐러리맨들은 무엇을, 어떻게, 어떤 순서로 이해하고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본인의 명확한 로드 맵을 가지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장을 낼 수 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입사 후 1년, 집중해야 할 4가지 영역
앞서 ‘문화를 알면 기업이 보인다’라는 꼭지에서 필자는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을 때 개인
별로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화적 충격, 문화적 충돌, 문화에 대한 이해, 문화에 대한 동화, 혹은 새로운 문화 선도 등의 과정을 필연적으로 거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즉, 이는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을 때 무언가를 의욕적으로 시작하려 했는데 당신의 방법이 의외로 새로운 직장에 존재하고 있는 관습의 틀 안에서 잘 작동하지 않아 적잖이 당황하고 충격을 받고 충돌하는 단계를 거친 후에야 뭔가의 ‘감(感)’을 잡으면서 적당히(?) 협상하며 절충하는 과정을 거치고 이후 점점 적응하는 단계를 넘어 마침내는 수용하고 적응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단계로 넘어감을 뜻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집중을 해야 할 네 가지의 영역이 있다. 바로 ‘당신 개인’, ‘사람’, ‘조직’, 그리고 ‘직무’ 라는 네 가지 영역인 것이다.

사실 이는 당신의 새로운 자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무엇을 배워야 하며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배울 필요가 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한눈에 느낄 수 있겠지만 마지막 부문만 구체적인 직무영역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는 어쩌면 다소 의외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 분야이다.

그러나 앞서도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했듯이 당신이 달라지지 않고 사람과 조직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직무를 수행해 내기란 거의 불가능 하다고 이야기를 할 수가 있다.

따라서 앞의 세가지를 통해서 당신은 ‘수용되고’, ‘존중 받고’,’신뢰를 얻은 후’, 궁극적으로 조직 내 당신의 성공을 위한 필수불가결의 기초를 다질 수 있게 된다.

마지막 단계가 그야말로 직접적으로 일에 관련된 부분인데 이를 통해 당신은 프로세스를 완성하고 결과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잠시 단계별 키워드를 한번 정리해 보기로 하자.

# 당신 개인에 관련된 영역

– 여기에는 올바른 태도와 자세를 갖추고, 필요에 따라서는 당신의 기대 수준을 조정하고, 효과적인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기술을 익히는 것 등이 포함된다.

새롭게 배울 준비가 되어있음을 보여주며, 열린 마음으로 조금 더 뛰고 남보다 조금 일찍 나오고, 조금 더 늦게까지 일하는 자세가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처음부터 당신이 꿈꾸던 이상적인 그림이 절대로 그려질 수 없음을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존의 멤버로부터 당신이 받아들여지기 전까지는 아웃사이더라는 생각을 각오하고 ‘그들’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기술을 익히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 사람에 관련된 영역

–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고 효과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하며 때에 따라서는 훌륭한 리더가 되기 이전에 당신 보스의 좋은 ‘추종자(Follower)’가 되는 연습도 필요하다.

팀 플레이어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 끊임없이 여러 사람들과 좋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 그리고 빠른 시간 내 사내에서 당신의 멘토, 코치, 후원자를 만들어 놓는 것이 성공적인 1년을 보내는데 절대적인 선행조건이 될 수 있다.

# 조직에 관련된 영역

– 이 영역에는 세가지 핵심 단어가 있는데 ‘문화’,’시스템’, 그리고 ‘역할’이다.

문화란 앞서 이야기 한대로 조직의 문화를 이해해야 기업이 보이고 업무가 보인다는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시스템이란 기업의 전통적인 업무 프로세스도 될 수 있고 ‘사내 정치’와도 관련이 될 수 있다.

즉 사내에 누가 ‘키 플레이어’ 인가를 알아두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고, 다시 한 번 당신이 왜 채용되었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또 어떤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지를 재 확인 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직무와 관련된 영역

– 직무와 관련된 부분은 오히려 당신에게는 그리 복잡하지 않은 문제일 수도 있다. 업무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하는 것, 시간관리를 효과적으로 하는 것, 커뮤니케이션과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향상시키고 보여주는 것,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면서 좋은 결과로 업무의 마감시간을 지키는 것 등이 여기에 포함되며 직무 전문 능력을 꾸준히 향상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지식, 기술, 능력을 배우고 익히는 것 등이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할 요소가 될 것이다.

필자가 매니저 시절에 모셨던 한 독일인 사장님이 계셨는데, 입사초기 일이 잘 안 풀리고 타 부서의 임원들이 회사의 인사 프로그램이나 변화에 무관심할 때 필자는 답답한 마음에 그 분을 이따금씩 찾아갔던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나의 보스는 입버릇처럼, 이런 말을 해 주셨다. “준기, 이 것은 네 일이고 네가 책임지고 해내야 할 부분이다!”

그렇다. 입사 후 1년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것은 당신의 책임이다. 그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
할 수 없다. 당신의 입사 후 1년을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고 에너지를
쏟아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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