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도정환 기자] 최근 수입차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에 소비자들이 우롱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존엔 정가에 차를 팔다가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면 할인율을 점점 높여서 재고를 처리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선제적으로 큰 할인 이벤트를 홍보한 후, 이에 따른 효과를 통해 소비자를 줄을 세운 뒤 판매하는 식의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기자는 얼마 전 경기도 폭스바겐 매장에 들러 티구안 모델 계약에 대해 물어봤다. 하지만, 영업사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지금 계약해도 언제 차량을 받을 지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이어, 영업사원은 다른 차를 내게 추천하며 출고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했다.

또, 볼보 매장을 찾아 XC40을 둘러보고 계약에 대해 묻자 영업사원은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대답이다.

이처럼, 수요보다 공급이 적어 상품의 가치가 더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기 수요가 쌓인 인기 수입차는 가치 상승으로 인해 추가 할인은 물론이고, 서비스 품목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을 수입차 업체들이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배경엔 수입차 업체들의 꼼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국내 생산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 수입된 차에 대한 재고 부담이 매우 크다.

이에 수입차 업체들은 ‘줄서시오 마케팅’을 통해 교묘하게 재고 부담을 덜고 있다. 보증된 대기 수요에 맞춘 적당한 물량만 들여오는 것으로 수입되는 즉시 판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보관 비용, 재고 부담도 없고, 할인 판매를 할 필요도 없어졌다.

여기에, 수입차 영업소 일선에선 ‘살라면 사고 말라면 말아라는 식’의 영업 횡포가 이어지고 있다. 또, 영업사원들은 영업소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인기 차량은 팔 수 있는 차가 없다며, 상대적으로 비인기 차량 모델을 소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들이 차량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잃고, 수입차 업체들의 손 안에서 놀아나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또, 차량 할인 프로모션 조차도 계약월 기준이 아닌 출고월 기준이기 때문에, 마냥 기다려야하는 출고에 프로모션을 적용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모든 것들이 수입차업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로 있어서는 안되는 모습들이다. 결국, 소비자는 물건을 사주는 호구로 전락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할인판매를 빌미삼아 자사 인증 중고차 판매망을 홍보하고, 자사 할부 프로그램 이용을 독려하는 사례도 많다.

아우디코리아가 최근 준중형 세단 A3를 최대 40%가량 가격을 할인 판매한다며, 자사 인증 중고차 판매망을 통해서만 구매토록 했다. 여기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으려면 자사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수입차 인터넷 카페에선 차량을 예약한 회원들의 볼멘소리로 가득하다. 한 카페 회원은 “예약한 차량 대기순번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답답하다”며, “도대체 언제 차량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고, 영업사원은 전화도 받지 않는다”며, 수입차 업체들의 횡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재화의 판매는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제품의 매력을 어필하고, 선택을 받기위한 노력이다. 하지만, 인기 수입차를 중심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씁쓸하기만 하다.

이에 비슷한 장면이 생각난다. 일명. 먹자골목에 가면 음식점 앞에 사람들이 음식을 먹기 위해 줄을 엄청나게 서 있는 장면을 보곤 한다. 여기에 호기심이 발동돼 줄을 서본다. 하지만, 먹고 난 후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서비스도 좋지 않고, 음식의 질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수입차 업체들의 교묘한 꼼수 마케팅에 좌지우지하지 않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판단과 선택만이 시장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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