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한준기 컬럼리스트] “해고란 매우 효과적으로 감추어진 신의 축복이다.” _ (윈스턴 처칠)

일자리를 잃는 다는 것은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어버리는 것 다음으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맞이하게 될 가장 충격적인 경험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성공하는 골드칼라로서의 자신의 브랜드 빌딩을 잘해서 효과적인 커리어관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오고 있다.

큰 그림으로 볼 때는 결국 같은 맥락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이번 섹션에서는 ‘어떻게 잘릴 것인가?’, 즉 어떻게 해고되어야 하는지, 해고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어떻게 잘리는 것이 가장 멋있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꼭 좀 해보고 싶다.

먼저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성공적인 커리어관리를 매 순간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괜한 오해는 날려버리고자 한다.

불행히도(?) 필자는 해고를 당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실린 거의 모든 글들이 필자가 실제 ‘해’본 경험으로 쓰는데 반해 본 파트만큼은 목격담과 상담을 해준 내용에 의지해서 쓰고자 한다.

비록 필자가 해고를 당해 피눈물로 한(恨)맺힌 가슴을 쓰러 내린 적은 없으나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많이 보아오고 있다.

그런데 참안타깝고불행한것은잘리는사람은꽤많이보아왔는데‘멋있게’ 잘리는 사람은 거의 본적이 없다. 더 기가 막히게 안타깝고 불행한 것은, 기업 인사부의 너무 주관적인 주장이 아니냐고 반론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15년간 필자가 근무했고 해오고 있는 모든 회사들은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을 삭풍이 몰아치는 벌판으로 내보내지는 않았다.

대개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짧은 경우는 1년, 길게는 2년 정도 ‘유, 무언’의 예고편(?)을 다 해준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에게는 성공인자라는 성공의 징후가 보이고, 실패하는 사람에게도 실패인자라는 실패의 징후가 보이듯이 기업에서 내 몰릴 사람들에게도 ‘해고의 징후’가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비즈니스 환경의 현실이다

아직까지 기업의 현장에서 실무를 책임지는 사람으로 말하기가 참으로 민감한 부분이기는 하나 ‘어떻게 잘릴 것인가’에 대한 몇 가지 원칙을 말해보고자 한다.

l. 현실을 인정하고 분노하지 말아라, 절대로 그 상황을 억지로 뒤집어보려 몸부림치며 엉뚱한 술수를 꾸미지 마라: 설령 재 취업이 안 된다 하더라도 내가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평정심만 있다면 우리는 일자리를 잃는 그 기간 동안 돈 안들이고도 할 수 있는 일들-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 회복하기, 가족과의 소원했던 관계 회복하기, 좋은 책 실컷 보기, 영어공부 제대로 해보기-에 집중하면서 진짜 좋은 습관을 몸에 배게 할 수 있다. 이야 말로 재 도전을 위한 베이스캠프를 가장 확실하게 구축하고 최고의 방법이다.

l.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차라리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안타까운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하라: 그 놈 잘난 척 하더니만, 혹은 매일 개판 치더니 자알- 나갔다라는 이야기를 절대로 듣지 말도록 하라

2. 최대한 합리적인 명분을 쌓아놓고 나가라: 사업을 하든 재 취업을 하든 사람들은 왜 당신이 해고되었는지를 자꾸 캐물을 것이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해고라는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고 포장할 수는 없겠지만 무조건 오로지 당신 한 사람만이 잘못해서 ‘옷을 벗었다’라는 이미지는 주지 않도록 하라

3. 최대한 많은 시간을 벌어놓아라: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감정이 ‘욱’해서 모든 인사 행정적인 문제를 일사천리로 마무리 하지 말고 회사에 적(籍)을 둘 수 있는 기간을 가급적 많이 연장시켜놓아라. 다음 일자리도 회사에 있을 때 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4. 냉정을 잃지 말고 행동해서 금전적인 것이 되었든, 비 금전적인 것이 되었든 ‘밉지 않게’ 많이 얻어가지고 나와야 한다: 모든 것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어떤 준비와 매너로 테이블에 앉는가에 따라 퇴직금, 퇴직 위로금, 복리후생 프로그램의 혜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필자 주변에는 이런 자세 때문에 하다못해 노트북 컴퓨터도 얻어 가지고 오고, 식당을 창업했는데 단골로 계속 찾아주는 예전 동료들을 계속 갖게 되었다.

5. 마지막까지 업무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도와주고 나와라: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단기 프로젝트 등에 엮여서, 혹은 기꺼이 자발적으로 책임지며, 마무리를 해주고 나온다면 훗날 시장에서 재 취업을 할 때 당신은 함부로 할 수 없는 매우 특별한 사람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6. 금전관계 등은 아주 깨끗하게 정리하고 나와라: 필자가 아는 사람가운데 돈 몇 십 만원, 몇 백 만원 아끼려다 나중에 옛 친정에 하청업체로 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보기 좋게 날려버리는 사람도 여럿 본 적이 있다

7. 실력 있고 떠 오르는 후배들 함부로 대하지 마라. 대인관계를 잘 마무리하고 나와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시 만날 지 모른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전통적인 연공서열 때문에 후배들을 함부로 막 대하는 경우가 있다. 명심하라, 그 사람들이 미래에 기업과 사회에서의 요직을 끌고 나갈 사람들이다.

경영자요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상어와 헤엄치며 잡아 먹히지 않고 살아남기(Swim with the sharks without being eaten alive)’을 쓴 미국의 하비 맥케이는 ‘해고’에 대해서 재미있으면서도 의미 심장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미국 프로야구 뉴욕양키즈의 구단주 조지 스테인브레너는 성적부진의 이유로 구단의 매니저인 빌리 마틴을 해고하면서 요기 베라를 신임매니저로 기용했다고 한다.

요기 베라가 새로운 사무실로 들어가보니 사무실 책상 위에 ‘나의 후임자에게’라고 적혀있는 ‘1번 봉투’, ‘2번 봉투’가 밀봉된 채 놓여있었는데, 그 봉투 밑에는 ‘아주 위급한 상황에만 뜯어볼 것’ 이라는 메시지가 함께 있었다고 한다.

구단의 성적이 악화되어 구단주의 심기가 너무 좋지 않은 시기에 새 매니저는 첫 번째 봉투를 뜯어보았다.

한 장의 편지지위에 쓰인 내용은 “모든 잘못된 것과 비난을 내게로 뒤집어 씌우시오” 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편지에 적힌 대로 잘 처신한 후 그 매니저는 위기상황을 넘겼다. 한 달 후에 다시 팀의 성적이 곤두박질 치고, 요기 베라는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여 남은 두 번째 봉투를 뜯어야만 했다.

그 봉투 안 편지지에는 “이제 당신도 두 개의 봉투를 준비하시오” 라고 적혀있었다고 한다.

위의 일화에서 나와 있듯이, 어쩌면 우리 모두는 매일 두 개의 봉투를 준비해야 할 지도 모른다. ‘계속 머물기 위한 봉투’ 와 ‘떠나기 위한 봉투’를 말이다.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가 해고당하지 말고 전략적인 커리어 플랜에 따라 성공적으로 우리들의 커리어를 만들어 갔으면 참 좋겠다.

허나 우리들 커리어 여정에 최대의 위기가 닥쳤을 때 ‘잘 잘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처신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는 것 역시 꼭 기억해두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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