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한준기 칼럼리스트] “최후에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족도 가장 똑똑한 종족도 아닌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種)이다.” 찰스 다윈-

생물 진화론 정립에 지대한 공헌을 한 영국의 학자 찰스다윈의 이 같은 주장은 우리들의 커리어 관리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이론이다.

화려한 이력, 빼어난 전문지식, 유창한 외국어 능력 등에도 불구하고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하는 이들은 꽤 많다.

한 성공학 서적에도 인용 되었듯이 “세상에는 학력 좋은 똑똑한 낙오자들로 가득 차 있다.” 반면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정말 조직 내에서 롱런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곤 한다.

필자와 같이 근무했던 한 중역 가운데 틈만 나면 자신의 팀원들의 직무능력이나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자세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쓴 소리 하기를 ‘자제’하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다.

여러 좋은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객관적으로 보이는 이력도 상당히 괜찮았던 이였는데 문제는 이 양반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직원들을 비판할 때 늘 즐겨 쓰는 레퍼토리가 현재의 팀원들을 과거 본인이 근무했던 회사들의 기준이나 직원들의 수준등과 너무 심할 정도로 자꾸 비교 하는 것이다.

필자를 포함해서 이직을 한 두 번 이상 해보았던 사람들은, 솔직히 고백 하자면, 이러한 무의식 중에 생겨버린 관습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 지기가 사실 쉽지는 않다.

그런데 이 중역은 그 도가 지나쳤고 현재 몸을 담고 있는 조직의 현상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왜 이리도 우리 팀원들은, 우리 회사의 직원들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따라오지 못하는가?” 하는 식의 접근으로 일관했던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이 양반은 팀장들을 중심으로 한 직원들의 ‘단합된’ 저항에 부딪혀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한 상태에서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러한 예들은 우리 주변에서 참으로 자주 목격되는 사례들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우리가 과거에 전 직장에서 너무 큰 성과를 이루어 냈다든지 혹은 우리가 근무했던 회사들이 이름만 들어도 삼척동자도 알아주는 대단한 회사인 경우 사람들은 마치 ‘과거의 영광’이 그 어떤 조직에도 적용될 수 있는 만병 통치 약으로 맹신하려는 경향들이 있다.

바로 이런 점들이 경력자가 새롭게 이직하는 직장에서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게 하는 ‘부담’으로 작용될 수도 있고 심한 경우는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버림받는 ‘불행의 전주곡’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당신이 새롭게 몸담은 조직은 바로 그 ‘과거’(what) 때문에 당신을 스카우트 한 것이다.

허나 그 과거(what)를 새로운 부대에 담고자 할 때 우리는 ‘새로운 방법(how)’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몇 가지 재미있으면서도 중요한 O,X 퀴즈를 함께 풀어보았으면 좋겠다. 새로운 자리, 새로운 직장에 승차하게 될 당신의 고정 관념을 한 번 체크해 보도록 하자.

l 대부분 기업들에 있어 새롭게 채용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첫 번째 문제는 그들이 새로운 직무를 빠른 시간 내 익히지 못하다는 것이다.

l 새로운 직장에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정말 뛰어난 그 무언가를 이루어 내는 것이다.

l 당신이 신입사원으로서의 시기를 최대한 빨리 끝내 버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l 당신이 과거 직장에서 배웠던 내용들은 새로운 직장에서의 변화를 위해 환영 받는 제안사항들이 될 것이다.

l 당신이 순조롭게 출발하기 위해 당신의 보스를 믿으면 된다.

l 새로운 직원이 되는 것은 당신이 과거의 직장 경험을 하게 될 때만큼은 어렵지 않다.

l 당신의 동료들은 당신이 새롭게 합류함으로써 행복해 할 것이다.

l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이 어떤 스타일의 사람인지를 빨리 알게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들이 당신에게 맞출 수 있을 테니.

l 당신의 보스는 당신이 어떻게 최고의 생산성을 내게 될 지에 대해서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 것이다.

l 당신의 경험 때문에, 새로운 직장에서 비슷한 상황을 볼 때 당신은 틀림없이 매우 빠르게 실수들을 지적해 낼 수 있다.

내가 노련한 경력직 사원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어야!

위의 열 가지 퀴즈에 대해서 당신은 몇 개의 O와 X를 표시하였는가? 모든 질문에 대한 당신의 답변은 전부 ‘X’ 이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모두 정답을 맞춘 것이다.

답이 틀렸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니 많은 정답을 맞추지 못한 것 보다 아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떻게 모든 답이 X가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리라.

지금부터 우리는 우리가 노련한 경력직 사원이라는 사실을, 내가 참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과거의 내 방법과 경험이라면 모든 상황은 쉽게 종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부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 당신이 과거에 했던 방식이 모두 먹혀 들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은 너무 냉정하고 겸손한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적어도 ‘How’와 관련해서는 문화를 알고 코드를 맞춘다는 관점에서는 ‘아주 깨끗한 백지’ 위에서 다시 밑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

많은 실무 경험을 갖추고 있는 신입사원들이 종종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나는 신참이 아니다’ 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불행스럽게도 여전히 때로는 당신이 이미 얻는 경험이 실제로는 당신의 새로운 조직의 중심으로 진입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자꾸 평균이상의 실수를 하게 유도할 지도 모른다.

커리어 관리의 세계는 변화와 변천으로 가득 차 있다. 새로운 부서로, 새로운 조직으로, 다른 타입의 직무로, 평사원에서 매니저레벨로, 매니저에서 중역으로. 이 각각의 것들이 우리를 다시 한 번 ‘신입사원’의 자리에 밀어 넣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신입사원이 되어 일을 더 잘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덜 하게 만들고는 한다.

새로운 커리어의 시작과 더불어 수반되는 문제와 도전은 모든 사람을 결코 차별하지 않는다. 연봉이 높다고 최고 경영자라고 아무런 준비와 노력 없이 이 관문을 절대 쉽게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굿 뉴스가 있다면 새로운 일을 더 잘 해내기 위해서 우리가 더 나은 방법을 배운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편안함을 줄 것이요 우리 커리어 도약의 또 하나의 새로운 발판이 될 것 만은 자신 있게 장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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