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도정환 기자] 기아차 ‘더K9’이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내 대형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수입 대형세단 모델들과도 판매량에서 밀리지 않으며, 국내 대형세단 중 유일하게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에, 더K9이 1세대 K9 실패를 극복하고, 대형세단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분석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더K9은 4월 출시 이후 1,203대, 5월 1,684대, 6월 1,661대, 7월도 1,455대 판매를 기록하며 1000대 이상 판매량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이번 출시된 더K9인 전작인 1세대와는 상황이 다르다. 1세대 K9은 출시 4개월 차부터 신차출시 효과의 동력을 상실하고, 1000대 이하로 판매가 추락하더니, 100대까지도 무너지면서, 결국 쓸쓸히 퇴장을 맛봤다.

이러한 기아차는 1세대 K9 실패의 상처를 뒤로한 채 약 6년이 지나 ‘더K9’으로 다시 반격에 나섰다. 국내에서 최고 몸값을 올리고 있는 대형 고급 수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최첨단, 최고급을 내세운 풀체인지 2세대 'K9' 의 당당함 모습으로 드러냈다.

사실, 2세대 K9의 출시 4월 만해도 고급 수입차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아무리 차량 성능이 좋더라도,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성능 면에서도 특징없는 무난한 대형세단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특히, 제네시스 EQ900과 G80 사이의 애매한 차량 포지셔닝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번 더 K9 돌풍은 제네시스의 벽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고급대형차 시장은 국산차만 놓고 보면, 제네시스의 준대형 세단 G80과 초대형 세단 EQ900로 양분돼 왔었다. 이에 더K9이 제네시스를 넘기엔 여러모로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

하지만, 더K9은 가성비와 최첨단 기술을 내세워 제네시스의 판매량을 넘어 국산 고급차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실제로, G80과 EQ900의 전년 대비 판매량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해 1~8월 G80은 2만5547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00대 줄었다. EQ900도 올해 8월까지 6051대가 팔려 전년 동기 8728대와 비교해 약 2600대 덜 팔렸다.

이같은 더K9의 인기비결은 가성비로 요약할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최첨단 기술이 담긴 보다 큰 대형차를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더K9은 제네시스 EQ900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며, 차체크기와 최첨단 기술 등도 EQ900과 비슷하다. 이에 반해, 가격은 한단계 아래 격인 G80과 비슷하다.

여기에 더K9은 대형세단의 주고객층을 젊은 세대로 끌어내렸다. 전체 고객 중 30대가 10%, 40대 소비자가 34%에 달한다. 대형 세단의 주요 고객은 50~60대가 되기 마련인데, 더 K9은 오히려 더 젊어졌다.

이같은 인기비결엔 가격대비 동급 이상의 첨단 주행신기술과 승차감 등을 꼽는다. 여기에 고급차로서 갖춰야할 각종 첨단 편의‧안전사양과 고급감 등도 갖췄다.

여기에, BMW 차량화재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이 작용됐다는 의견도 있다. BMW 차량화재 사태로 인해 독일차 브랜드들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고급 수입대형차 수요 고객층들이 브랜드 이미지보다 구체적인 상품성과 실리를 중시하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국내시장의 프리미엄 대형 세단은 벤츠, BMW 아우디 등 수입차 브랜드들이 점령해 왔었다. 이 시장에서 더K9의 성적은 매우 놀랍다. 기아자동차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한다.

앞으로, 반짝 승부가 아닌 지속적인 인기로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 속에 더K9을 보여주기 바란다.

저작권자 © 경제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