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남은호 국장]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무리한 경영으로 인한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했으나 금융위기를 맞아 두 회사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아야 했으며 그룹 전체가 자금난에 빠져 있다. 박 회장은 우량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을 자금조달의 창구로 삼아 금호타이어 지분을 되찾으려 했으나 실패했고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마저 자금난에 빠져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11월부터 투기등급 직전을 뜻하는 최하 등급인 ‘BBB-’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시나아항공에 대해 재무부담과 그룹 신용위험까지 전이될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올해 상환해야 할 총부채 규모가 4조 4000억 원에 달한다.

아시아나는 2016년 경영정상화 3개년 계획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창립 30주년의 해이자 3개년 계획이 마무리되는 올해 연말까지 경영정상화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골자는 자산 매각, 서비스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달 1일부터 발생한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가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꾸면서 촉발됐고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아시아나는 당초 이달 1일부터 새 기내식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부터 기내식을 받기로 했다. 지난 3월 신축 중인 GGK 공장에 화재가 발생해 9월까지 3개월간 중소업체인 샤프도앤코에서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다. 문제는 샤프도앤코는 3000식 안팎을 공급해왔던 업체라는 점이다. 이런 업체가 아무리 준비를 했어도 최대 3만식을 제공받아야 하는 아시아나의 물량을 소화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기내식 대란’ 첫날인 이달 1일 아시아나 전체 항공 80편 중 51편이 지연 출발했고, 2일에는 전체 75편 중 10편의 출발이 지연됐다. 탑승객에게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는 ‘노밀’ 운항은 1일 36편, 2일 28편에 달했다.

아시아나가 단기 계약한 업체와의 불공정 계약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계약 내용을 보면 아시아나는 납품업체에 대해 국제선에서 납품이 15분 이상 늦어지면 취급수수료 100%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30분 이상 지연 시 여기에 전체 음식 값의 절반을 주지 않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2일 납품업체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아시아나의 갑질 논란이 배가되고 있다.

기내식 품질은 소비자들이 항공사 서비스의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 항목이다. 아시아나는 그간 최고의 서비스 제공을 뜻하는 ‘파이브 스타’(5성급) 항공사를 표방해 왔지만 경영난으로 인해 2016년부터 기내식 품질을 다운그레이드 해 경비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대부분 중·단거리 노선 기내식으로 종이박스에 간단한 덮밥류를 담은 ‘트래블 밀’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전통적인 기내식 서비스 방식은 음식을 쟁반에 담아 제공하는 방식으로 게종된다. ‘트래블밀’은 청소도 간편하고 세척을 할 필요도 없어 주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나는 일부 노선에서 맥주와 같은 주류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고 기내식으로 제공했던 양념김치를 일반석(이코노미 클래스)에 더 이상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장거리 노선에서 이륙 직후 제공하던 간식·음료 서비스도 없앴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3일 회사 홈페이지에 “최근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겼다.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후 불가항력적인 재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현재 회사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시행 초기 오류를 현저히 줄여나가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기내식 서비스가 안정화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내식 대란’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아시아나는 고객들로부터 신뢰에 커다란 탁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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