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백원기 칼럼리스트] 부동산은 팔지 않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실수를 하시는 부분이 부동산을 팔아야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부동산은 팔아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부동산은 주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주식을 1억 원어치 샀고 이주식이 1년 만에 2억이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을 까요? 팔아야 합니다.

물론 1년간 언제 팔까를 엄청나게 고민 했을 것입니다. 6개월 전에 팔건 1년 후에 팔건 어쨌든 주식은 팔아야지 돈이 됩니다.

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주식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동산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20년 전에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사셨다면 어떨까요?

15년 전인 2003년에 팔았어도 10년 전인 2008년에 팔았어도 5년 전인 2013년에 팔았어도 1년 전인 2017년에 팔았어도 후회하셨을 것입니다.

그럼 내년에 파시면 후년에는 후회를 안 하실까요? 전 후회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분의 아버님은 아내의 건강 때문에 15년 전에 송파의 아파트를 파시고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으로 이사를 가셨습니다.

이분은 15년 전부터 뉴스를 보시다가 부동산 뉴스, 특히 강남의 부동산 뉴스가 TV에 나오면 슬며시 채널을 돌리십니다.

10억 이상 오른 아파트를 생각하면 도무지 잠이 오지 않습니다.

만일 송파의 아파트를 팔지 않으시고 전세나 월세를 주시고 장호원으로 이사를 오셨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좋은 부동산은 파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부동산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은 어떨까요? 특별한 일이 아니면 거의 부동산을 팔지 않습니다.

대기업은 앞으로 땅값이 오를 곳에 관심이 많습니다.

회사마다 전담 부동산 팀이 있어서 사옥과 연구소와 공장, 물류센터, 쇼핑센터를 어디에 지을지를 항상 고민합니다.

그 이유는 사업소득 보다 부동산의 가치상승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은 앞으로 수 년 후에 오를 지역의 큰 땅을 사놓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그 땅의 가치가 상승하면 땅을 담보로 은행에 저리로 대출을 받아서 초대형 쇼핑몰을 짓습니다.

그리고 그 쇼핑센터가 잘 운영이 되면 건물을 담보로 또 은행에서 대출을 받습니다. 그 돈으로 또 땅을 사고 기다립니다. 이것을 계속 반복합니다.

이렇게 수십 년이 지나면 전국의 여러 곳에 쇼핑센터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영토 확장이고 땅따먹기입니다.

대기업은 대한민국 최고의 부동산 투자의 달인이고 귀재입니다. 사업과 부동산의 시너지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기업이 부동산을 하나라도 팔았나요?

20년 전에 A라는 여자 분과 가족이 압구정 현대아파트로 이사를 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5년이 지나니 은행에서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대출을 해주겠다고 합니다.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는 전세가가 올랐고 월세도 높게 받아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출을 받아서 송파구와 서초구에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하나씩 삽니다.

그리고 또 5년이 지나니 압구정과 서초, 송파 아파트가 다 올랐습니다. 그래서 올려 받은 전세금으로 이번엔 강동구와 성동구의 아파트를 삽니다.

그리고 5년 후에는 압구정, 서초, 송파, 강동, 성동의 아파트가 모두 오릅니다.

압구정에 이사 온지 15년 만에 A라는 이 여자 분은 ‘복부인’이라 불리게 됩니다. 이분은 아파트하나로 엄청난 재산 증식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아파트를 하나라도 파셨나요?

이분들의 부동산 투자의 목적은 매매차익이 아닙니다. 그럼 무엇일까요? 바로 ‘담보가치의 상승’입니다. 부동산 투자의 목적은 매매차익이 아닌 담보가치의 상승입니다.

제가 부동산 상담을 하다보면 삼성역 인근의 아파트를 언제 팔까요? 판교역5분 거리의 아파트를 언제 팔까요? 가양역 인근의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를 언제 팔까요? 서울 숲 옆의 아파트를 언제 파는 것이 좋을 까요? 등등의 질문을 가끔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이렇게 말씀 드립니다. 평생 팔지 마세요. 좀 더 강하게 말할 때는 자녀에게 물려주세요. 라고 말합니다. 너무 일찍 주면 버릇 나빠지니 40 넘으면 주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강남역8번 출구 부근은 모두가 삼성의 사옥들 입니다. 그가운데 대로변 앞에 작은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글로리서울 건물입니다.

삼성으로 써는 그건물을 몇배의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물주는 삼성에 팔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더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건물주는 좋은 부동산은 팔지 않는 것이며 좋은 부동산은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오른다는 것을 아는 분입니다.
 

저작권자 © 경제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