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25%로 동결되며 14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이 유지됐다.

한국은행은 31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연 1.25%로 동결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작년 6월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이달까지 열린 12번의 금통위에서 계속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세계 경제 회복 등에 힘입어 수출이 개선추세를 지속하고 내수도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경기지표의 회복세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경기상황 인식이 다소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밝힌 이주열 총재가 금리 인상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던 '경제가 뚜렷이 개선되는 상황'이라는 조건에 맞다고 보기 어렵다.

한은이 지난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자 '8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됐었지만 최근 경기회복세가 주춤하면서 이런 전망에 제동이 걸렸다.

무엇보다 북한 미사일 도발로 최근 북핵 리스크가 급부상한 요인이 컸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사드배치 관련 중국 보복조치 등으로 교역여건이 악화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도 한은의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줬다.

미국 경제가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로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은이 이달 금리를 동결했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하겠다는 입장은 아직 유효해 보인다.

무디스는 30일 발표한 글로벌 거시경제 전망에서 한은이 내년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다.

따라서 한은은 앞으로 국내 경기, 해외 통화정책, 물가,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두루 살피며 정책 기조의 변경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문제는 8·2 대책 효과를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한은은 현안보고에서 주택가격은 당분간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규제 강화로 인해 가계부채 증가세도 종전보다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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