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구입 부담이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전국 평균이 59.3으로 집계돼 작년 4분기(58.9)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12년 4분기 59.9를 기록한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다.

2012년 65.3까지 올랐던 지수는 이후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점차 떨어져 2015년 1분기 50.3까지 내렸다.

하지만 이후 주택경기 회복에 따라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작년 2분기 55.3→3분기 56.0→4분기 58.9 등으로 올랐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 100은 소득 25%를 주택구입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한다는 것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부담도 늘어난다는 뜻이다.

지역별로는 충북과 충남, 경북, 경남을 제외한 전 지역의 지수가 전 분기보다 올랐다.

서울은 1분기 지수가 전 분기보다 1.2포인트 오른 103.6에 달해 가장 높았다.

서울의 1분기 지수도 2012년 4분기 104.3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제주는 1분기 지수가 85.1로 집계돼 전 분기보다 무려 6.2포인트나 급등했다.

이어 부산(70.8), 대구(72.0)도 70선을 넘어 주택을 구입하는 부담이 큰 편이었다.

주택규모별로는 60㎡이하(37.8), 60㎡초과~85㎡이하(63.5), 85㎡초과~135㎡이하(97.1), 135㎡초과(131.2) 등 모든 규모 유형에서 전 분기보다 구입 부담이 커졌다.

반대로 중간 정도 소득 가구가 구입하기 적절한 주택 수의 비율(0∼100)을 의미하는 주택구입물량지수(K-HOI)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주택구입물량지수가 꾸준히 하락한다는 것은 중위소득가구가 구입할 만한 주택물량이 줄어 구입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연간 주택구입물량지수는 2012년 64.8에서 이듬해 63.3으로 떨어졌고 2014년 62.5, 2015년 61.7로 하락한 데 이어 작년엔 60.4로 내렸다.

이처럼 근로자의 주택을 구입하는 부담이 커진 것은 소득이 별로 늘지 않는 반면 주택가격과 대출금리는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가격은 0.21% 올라 5월(0.1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은 0.66%로 집계돼 상승률이 5월(0.35%)의 2배에 육박했고 세종시는 한 달간 1.67% 뛰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3.3㎡당 2천만원(부동산114 조사)을 넘어섰고 서울의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아파트의 중간가격은 3억원(국민은행 조사)을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작년 8월부터 올 3월까지 0.55%포인트나 올라 연 3.21%에 달했다.

이로 인해 작년엔 가계가 쓸 수 있는 자금 중 빚의 원리금을 갚는 데 쓴 돈의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저작권자 © 경제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