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송성훈 기자] 재계의 연말이 '최순실 게이트'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일부 그룹사의 경우 오너가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채택되고,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전반적 경영 활동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통상 매년 12월 초에 하던 그룹 사장단·임원 인사를 12월 중순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사장단 인사는 화요일에 많이 했는데 올해는 화요일인 6일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출석해야 하는 최순실 사태 국정조사 1차 청문회가 잡혀 있다.

곧 출범할 특별검사가 수사에 돌입하면, 이미 세 차례나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삼성 서초사옥이 또다시 압수수색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같은 상황에 결국 12월 중순을 넘겨야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다른 그룹들도 인사를 늦추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해를 넘기는 그룹도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도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27조원의 설비투자를 계획했는데 이 중 3분기까지 집행된 게 14조7천억원이었다.

절반에 가까운 12조3천억원이 4분기 중 집행됐어야 하는데 검찰 수사 등으로 의사결정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2월께 전년도 경영 실적을 토대로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삼성전자의 성과인센티브도 지급이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기업 331개 사를 대상으로 연말 보너스 지급 계획을 조사한 결과 63.4%가 '지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중 19.5%는 지난해에는 보너스를 지급했으나 올해엔 주지 않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몽구 회장의 국조 출석이 예정된 현대기아차그룹은 올해 그룹 출범 후 처음으로 연말에 하던 해외주재원 교육을 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이런 와중에 또 한 차례 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외환위기 사태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실적이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란 점에서 현대차의 위기감은 더 크다. 연말로 예정됐던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특허심사도 전면 취소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은 연말 인사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할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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