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정한국 기자] 현대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가 러시아 출시와 동시에 베스트셀링카 톱10에 진입했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크레타는 지난 달 러시아 시장에서 3,479대가 판매돼 러시아 베스트셀링카 6위에 등극했다.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의 SUV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8월부터 러시아 공장에서 크레타를 생산·판매해 오고 있다.

해외 출시 첫 달 톱10에 바로 진입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크레타는 현대차가 신흥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한 SUV다. 지난해 인도에서 처음 생산됐으며 올해 들어 8월까지 인도 SUV 시장에서 판매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정몽구 효과'란 얘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8월 초 러시아 공장을 방문해 크레타 생산 라인과 판매 전략을 점검한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러시아가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지만 반드시 기회는 다시 찾아온다"며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 회장의 동선은 현지 언론을 통해서도 알려졌고, 크레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에서 현대차는 다른 수입차와 차별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2012년 294만대에 달하던 러시아 차 수요는 올해 그 절반인 140만대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글로벌 업체는 판매 감소에 따라 공장 폐쇄, 직원 감원 등 러시아 비중을 점차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오히려 생산 차종을 추가하는 등 공격 일변도다. "일시적으로 손해를 볼지언정 현지와의 끈을 공고히 함으로써 시장 회복기에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정 회장의 철학이 무척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8월까지 러시아에서 전년 대비 13.3% 감소한 18만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14.9% 줄어 현대·기아차 시장 점유율은 20.1%로 전년 대비 0.4% 상승했다. 특히 크레타가 출격한 8월에는 작년 동기(19.3%)보다 1.5%포인트 상승한 20.8% 점유율을 기록했다.

크레타뿐만 아니라 러시아 대표 전략 차종인 현대차 쏠라리스와 기아차 리오도 순항하고 있다. 쏠라리스는 올해 1~8월 6만대 넘게 판매되면서 러시아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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