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성희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은 26일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경제정책회의에 참석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견고한 고용시장과 미국 경제전망 개선 등의 측면에서도 볼 때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점은 없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미국 연준이 이르면 내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자본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추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한국경제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美 통화정책 불확실성 재부각 가능성'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12월이 유력하지만 9월로 앞당겨질 경우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이 확산했을 때도 이런 현상이 뚜렷했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작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 채권, 주식 등 증권시장에서 9개월 연속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다. 이 기간에 이탈한 외국인 자금은 266억 달러(약 30조원)나 됐다.

실제,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코스피에서 24∼26일 외국인은 순매도 행진을 펼쳤고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다.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이 우려되고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가 더 어려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에 과거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한은의 고민이 커졌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전격적으로 인하했을 때와 다른 상황이다.

당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판단에는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 등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엔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한은이 먼저 움직이기 쉽지 않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내외금리 차 축소로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 자본 유출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기준금리 인하의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준 통화정책 등 국내외 경제 여건을 관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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