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송성훈 기자] 두산그룹이 최근 힘겨웠던 경영정상화의 마무리 단계만을 남기며, 신사업 발전을 위한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글로벌 시황 침체로 주력 계열사의 부진 등 수년간 지속된 구조조정 작업이 두산밥캣 상장 예비심사 통과로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밣고 있다.

17일 두산그룹은 한국거래소의 두산밥캣의 상장예비심사 결과, 상장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는 지난달 4일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한 달여 만에 결정됐다. 이같은 빠른 상장 승인의 배경엔 두산밥캣의 실적이 최근 눈에 띄게 호전됐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2년간 진행됐던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 상장으로 두산그룹이 갖고 있던 차입금 규모가 줄어들고, 유동성 위기도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2분기 두산밥캣은 1조11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3.3%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491억원을 기록했다. 두산밥캣이 오는 10월에 상장될 경우 차입금 규모가 현재 11조원에서 8조원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산그룹 정상화는 2분기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2분기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영업이익을 보면 두산중공업은 2624억원, 두산인프라코어 1735억원, 두산건설 103억원, 두산엔진 18억원 등 모두 4480억원이다. 총 영업이익 규모로 비교하면 지난해 동기대비 88.5%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은 4535억원으로 지난해 577억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선제적인 구조조정도 경영정상화에 한몫했다. 두산은 지난해 6월 건설·광산장비를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 프랑스 자회사 몽따베르를 미국계 기업에 1350억원에 넘겼다. 또, 방위산업 부문(두산DST)과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팔았다. 이로 인해 구조조정으로 두산이 2년 내 확보한 자금은 3조2500억원을 넘는다.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이로인해 취임한 지 6개월째인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은 그룹 경영 초기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은 이달 초 열린 창립 120주년 기념식에서 “상반기에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반기에는 안정된 기반을 바탕으로 영업 성과를 높이는 데 보다 주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두산이 걸어온 120년 역사를 돌아보면 이보다 더한 고비도 수없이 많았으나 두산은 버텨온 것이 아니라 계속 성장하고 세계로 무대를 넓혀왔다. 이것이 두산의 저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두산그룹은 신사업을 위한 총력도 함께 하고 있다. 2014년 시작한 연료전지사업은 지난해 국내와 미국 시장을 공략해 매출 1680억원과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4080억원과 영업이익 400억원이 목표다. 지난 5월 오픈한 두타면세점도 초기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달에는 두산중공업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즈(1Energy Systems)를 인수해 ESS의 설계, 설치, 시운전 등의 과정을 일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면세점도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그룹 전체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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