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송성훈 기자] 하성용 KAI 사장이 미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T-X) 수주에 실패할 경우 사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는 KAI의 사활을 걸고 수주에 온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 사장은 지난 8~9일 경남 사천 LIG연수원에서 열린 KAI 임원 전략회의에 모인 39명의 임원 앞에서 "KAI가 T-X 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을 경우 그만 둘 각오로 일하기 위해 내가 먼저 사직서를 제출한다"며 "임원들도 책임에서 제외될 수 없으니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자"고 말했다.

하 사장을 비롯한 임원 동참은 T-X사업을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T-X는 미국 공군과 해군이 사용할 고등훈련기 약 1000대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규모가 최소한 2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내 입찰 공고를 내고 내년 중 훈련기 기종을 선정할 방침이다.

T-X 사업은 KAI가 진행중인 KFX(한국형 전투기) 사업 이상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뛰어든 상태다. KAI는 고등훈련기 T-50의 미국 버전인 T-50A가 채택될 경우 100조원대 산업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하 사장의 사직서는 최근 미국 내 록히드마틴의 수주 독식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미국 내 전투기 사업에서 록히드마틴의 수주 성과가 두드러지자 미국 정부에서 보잉과 노스롭 등을 배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잉은 스웨덴 사브와, 노스롭은 영국 BA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T-X 수주전에 도전하고 있다.

KAI는 록히드마틴의 미국 내 영업 역량과 KAI 독자 기술을 앞세워 T-50A의 우수성을 미국 정부에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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