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이 사항 처음으로 보험권보다 뒤질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특수은행 등 국내 18개 은행은 지난해 6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반면 생명·손해보험을 합친 56개 보험사들은 지난해 3·4분기까지 5조1000억원, 4·4분기 추정치까지 포함하면 최소 6조6000억원을 거뜬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보험사가 은행보다 돈을 더 번 것은 국내에 은행·보험사가 생긴 뒤 처음이다. 불과 10년 새 벌어진 일이다. 2005년 13조6000억원이던 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반토막이 났지만 같은 기간 보험사 순익은 3조3000억원에서 두 배나 늘어났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무엇보다 은행의 책임이 크다. 손쉬운 '이자 장사'에 매달린 나머지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사업 다각화를 소홀히 한 결과다.

국내 은행권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 중 이자이익이 무려 90%에 달한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 은행들은 순이익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수년 새 저금리 추세로 이자마진이 감소하자 덩달아 순익이 급격히 줄었다. 2005년 2.81%였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1.79%까지 떨어졌다. 유망 중소기업 발굴과 대출지원을 소홀히 한 채 대기업 여신에만 치중한 사이 STX, 동부, 동양그룹의 부실이 터져나오면서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은행권을 향해 "담보 위주의 여신 관행, 이자수익에 대한 과도한 의존. 국내시장 내에서의 우물 안 영업을 벗어나야 한다"고 성토했겠는가.

올해도 은행권의 수익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고 지난해 급증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데가가 정부가 저금리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겠다는 방침이이 때문이다.

은행권은 이제 환골탈태해야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 신성장동력을 개발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 금융이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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