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도정환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국내 금융회사 대표가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것은 정 사장이 최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사장은 전날인 21일 오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신양인문관에서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다.

서울대 불문과 79학번인 정 사장은 이날 자신의 후배들을 대상으로 '인문학의 힘을 말하다'라는 주제의 강연을 한 뒤 훈장을 받았다. 현장에는 제롬 파스키에 주한 프랑스 대사, 배영수 서울대 인문대학장을 비롯해 서울대 학부 및 대학원생 약 70여명이 참석했다.

서훈식이 이례적으로 프랑스 대사관이 아닌 학생들 앞에서 이뤄진 건 후배들에게 생생한 체험 기회를 주고 싶다는 정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정 사장은 훈장을 받은 후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인 페이스북을 통해 "스무 살 불문학과 학생시절에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에 관해 배운 적이 있다"며 "훈장을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프랑스 문학과 문화를 한참 배우고 있는 불문학과 학생들의 교실에서 받게 해달라는 다소 괴팍한 부탁을 프랑스 대사님이 흔쾌히 받아주신 덕분에 나는 글로 배웠지만 후배들은 실제 상황으로 배웠다"고 소감을 남겼다.

레지옹 도뇌르는 19세기 프랑스에서 전장에서 승리한 장수에게 수훈하던 것에서 유래돼 현재는 프랑스 사회에 기여한 시민과 외국인에게 수여하고 있다.

정 사장은 프랑스 건축가인 장 누벨을 선정해 현대카드 본사 1층의 '디자인랩'을 설계하는 등 프랑스 문화 전파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또 기업가로서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한 프랑스 문화원과 주한 프랑스 대사관과 다수의 협업을 진행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편 국내에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사람은 조중훈 대한항공 회장,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회장, 이창동 전 문화부장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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