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구조조정 한파가 거세다. 은행권은 물론이고, 증권사와 보험사도 인원 및 점포 축소에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이 임원 70명 중 15명의 보직을 없앴고 본사 근무 직원 6700명 중 1000명을 희망퇴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삼성증권도 이번엔 임원 6명, 직원 300∼500명이 구조조정 대상이다. 한국씨티은행은 190개 500~600명의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며 SC은행도 올 초 200여명을 줄였다.

62개 증권사가 작년 한 해 3800여명을 감원한데 이어 최근 합병이 결정된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에선 1000여명 감원설도 돈다. 최근 1년간 은행권 68개, 증권사 160개, 보험사 138개 등 366개 점포가 문을 닫은 통계치는 그 심각성을 대변한다.

금융권이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한 마디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융업계가 저금리와 저성장이 고착화 된 상황에서 수익성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데다, 온라인거래 증가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사태는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기까지 활로 모색을 게을리해 온 국내 금융사들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 금융사들은 덩치 키우기에만 급급했을 뿐 수익구조 발굴이나 시장 개척에 소극적이었다.

여기에 반복되는 고객 정보 유출과 금융사고로 국민의 신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금융당국도 IB육성이나 금융시장 구조조정 작업을 게을리한 채 '금융 허브' 식의 공허한 구호만 외쳐 왔다.

그러나 금융권 발 구조조정은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계속 살려나가야 할 경기회복 불씨가 금융권발 구조조정 한파에 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이 구조조정을 이유로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활동을 위축시키면 실물 경기 회복도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경기 둔화나 원화강세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면 문제는 더 커질 수도 있다.

금융업 발전은 개별 금융사 차원을 넘어 선진경제 진입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금융권의 구조조정 방식이 유행처럼 덩달아 인력감축을 목표로만 하고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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