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이광진 기자]KT는 이석채 전 회장이 사임한지 한 달여 만에 KT 차기회장으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내정했다.

그는 삼성전자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201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 총회 기조연설에서 “메모리 접적도는 1년에 두배씩 증가할 것이다.”라는 이론을 주창했다.
 
이는 ‘황의 법칙(Hwang’s law)이라는 이름으로 회자되곤 했다. 이 이론은 무어의 법칙(매 18~24개월마다 반도체 집적도가 두 배로 는다)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었지만 결국 ‘황의법칙’은 현실이 됐다.

이는 당시만 해도 업계 정설로 통했던 무어의 법칙(매 18~24개월마다 집적도가 두배 는다)을 뒤집는 말이었다.

황창규 신임 회장 후보는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전자공학 박사로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자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최근에는 성균관대 석좌교수 및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을 지냈다.

황 후보는 KT의 미래전략 수립과 경영혁신에 필요한 비전설정능력과 추진력 및 글로벌마인드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지경부 R&D전략기획단장으로서 국가의 CTO를 역임하는 등 ICT 전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도 강점이다.

그는 "KT가 지금 어려운 시기이지만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 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ICT 비즈니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전을 나누고 참여를 이끌어 KT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임직원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을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 통신업계서 ‘황의 법칙’ 가능할까?

황 후보는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시장을 개척했던 감각으로 KT를 혁신해 새로운 KT의 비전을 만들겠는 의지를 표명했다.

벌써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포화된 국내 통신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한 KT의 비전을 제시하는 통신향 ‘황의 법칙’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결국은 황 후보가 정체된 KT 안팎으로 메스를 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석채 전 회장도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내부 조직간 갈등과 인건비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이 전 회장은 “그동안 KT가 많은 혁신을 이뤄왔지만 현재 우리의 사업과 인력구조로는 IT컨버전스 위주로 변화된 환경과 네트워크에서 새로운 비지니스모델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경쟁사 대비 1조 5000억원 이상 더 많이 인건비가 소요되고 있어 더 많은 경쟁력이 필요하고, 특히 인건비 격차를 1조까지 줄인다는 근원적인 개선을 올해 안에 이뤄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었다.

업계 관계자는 황 후보가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KT에 바로 접목 시키려 한다면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질적인 문제인 조직간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큰 숙제 일 것이다. 황 후보가 사장으로 있던 삼성전자는 노조가 없었지만 KT에서는 노조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존해야 한다.

황 후보에 대한 또 다른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황 후보에 대한 KT 회장 내정 소식은 업계에 큰 반향을 줬다. 이유는 그가 주력사업인 통신 및 금융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아무리 IT에 정통하다고 한들 전혀 다른 KT 사업에 대해서는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비전문가 출신인 황 후보가 KT의 통신 경쟁력을 어떻게 회복시킬지도 관심사다.

게다가 황 후보가 삼성전자 출신이라 오히려 KT가 삼성전자에 협상력을 뺏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우려를 일축하듯 내정 소감에서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 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ICT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 후보는 내년 1월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정식으로 회장에 임명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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