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형주 기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서 조달한 1조2000억원의 인수자금의 출처를 놓고 인수전의 승자인 현대그룹이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다.

현대증권노조는 자금의 성격과 출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금융권 일각에서도 자금 성격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이 지난 15일 채권단에 제출한 인수자금 조달 증빙서류엔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을 예금주로 한 나티시스은행의 예금 잔액 증명서가 포함돼 있었다.

1조2000억원의 자금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5조5100억원의 5분의 1이 넘는 금액이다. 본입찰 마감 후 채권단은 이 자금의 진위만 파악했었다.

하지만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총자산은 11억달러에 못 미친다. 현대상선의 3분기 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의 총자산은 215만8000유로(약 33억원)에 불과하다.

자산이 33억원인 법인이 1조2000억원 예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의혹의 대상인데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이 자금은 정당하고 적법한 자금"이라며 "이에 대한 판단은 채권단에서 이미 최종 결론 낸 것"이라는 공식 입장만 밝히고 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자금으로 제시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의 예치금 1조2000억원이 본계약 과정에서 제대로 인출될 수 있는 것인지를 확인키로 했다.

또한 현대그룹이 제시한 다른 자금에 대해서도 내년 인수대금 지급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오는 22일까지 현대그룹과 양해각서를 맺고 내년 1월 본계약을 할 계획이며 본계약을 하면 현대그룹은 내년 3월 말까지 인수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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