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카니발이 독점하고 있는 미니밴 시장에 쌍용차가 전열을 재정비해 다시한번 ‘코란도 투리스모’ 카드를 내 보인 것이다.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를 올해 내수와 수출을 합쳐 총 2만대로 판매목표를 설정했다. 경쟁모델로 내세운 카니발의 경우 지난해 3만대를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미니밴 시장에서 독보적 모델이라고 봤을 때, 쌍용차가 코란도 투리스모에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일지 알만 하다.
쌍용차는 지난 5일 ‘코란도 투리스모 출시행사를 열고 서울에서 가평 간 왕복 총 150여㎞에 이르는 미디어 시승을 진행했다. 구간은 고속도로와 국도를 잘 구성돼 코란도 투리스모의 능력을 시험하기 충분한 코스였다.
이날 시승하기 전 코란도 투리스모를 만난 첫 느낌은 ‘세련’, ‘깔끔’ 이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사실, 로디우스의 후속 모델이다. 로디우스는 외모 콤프렉스가 강했다. 해외 한 일간지는 로디우스를 ‘가장 못생긴 자동차 100선’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못생긴 차로 정평이 나 있었다.
하지만 투리스모는 로디우스의 디자인을 확 바꾸며, 세련된 모습으로 변신을 꾀했다. 이는 외관상으로 로디우스의 후속모델이라고 말하기 전에는 누가봐도 전혀 알아채지 못할 정도다.
내부를 살펴보면 11인승 다목적차량인 만큼 공간 활용성이 우수했다. 총 좌석 인원 11명 모두를 태울 수는 없더라도 시트를 플랫, 폴딩, 더블폴딩 등으로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며, 2·3열 시트는 폴딩 시 이동 중 회의테이블 또는 간이식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장거리 여행과 레저활동에 유용할 듯 하다.
서울시내 도로를 거쳐 춘천고속도로에 코란도 투리스모를 올리고 주행성능을 본격적으로 시험해봤다. 이때 풀가속을 가하자 시속 120㎞까지는 잘 밀어붙이더니 시속 150㎞까지 도달하는데는 부족함이 느껴지며, 안정감도 다소 떨어졌다.
시승차는 2.0ℓ급 디젤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RT 4WD 모델이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155마력/4000rpm, 최대토크 36.7kg·m/1500~2800rpm의 성능을 낸다.
11인승에 엔진 제원을 생각하면, 힘이 모자라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부드러운 가속감과 정숙성은 상당히 괜찮았다. 다만, 좌석 4열에서 주행 중 풍절음 때문에 2열과 4열 간에서 서로 간 대화가 원활하지는 못했다.
이어 고속도로를 나와 국도로 진입했다. 마침, 전날에 눈이 많이 내려 도로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코란도 투리스모의 4륜 실력을 시험해보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그 결과 SUV 명가답게 눈길에서도 밀리지 않는 주행성능을 보이며, 눈쌓인 언덕길, 내리막길도 투리스모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트림별 국내 시판 가격은 △LT 2480만~2854만원 △GT 2984만~3118만원 △RT 3394만~3564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이러한 매력적인 코란도 투리스모의 경쟁력이 쌍용차 경영 정상화 노력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