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권혁기 기자] 건국대 국제학부 민병철 교수가 ‘비즈니스 영어’ 원어 강좌에서 학생들의 비즈니스 마인드 함양을 위해 학생들이 스마트 폰 앱을 직접 기획하고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강좌를 마련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민 교수의 수업에서 건국대 경영학과 학생들은 가상회사(virtual company)를 설립해 개발한 스마트폰 앱 기획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에는 벤처 투자회사 대표, 경영 컨설턴트 등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다.

학생들은 5개 팀으로 나눠 각각 가상회사를 설립하고, CEO부터 영업사원까지 직책을 나눠 각자 직책에 맞는 역할을 수행했다. 학생들은 유창한 영어로 △회사 설립 목적 △조직 구성 △가상기업 및 앱 소개 △SWOT(기업 환경분석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기법) 분석 및 전략 △예상 수익 등을 실제 회사를 대표해 발표하는 임직원처럼 자신 있게 소개했다.

이날 발표한 스마트폰 앱 기획서는 △‘Cook Alone’-자취생을 위한 조리법과 1인 식사용 식자재 배달 서비스 △‘Meal Mate’-혼자 밥을 먹는 대학생들을 위해 함께 식사할 친구를 찾아주는 서비스 △‘Safest Way’-CCTV, 파출소 위치 등을 제공해 여성들에게 안전한 귀갓길을 알려주는 서비스 △‘All about Tour’-관광객을 위한 관광지, 음식점 사용자 소감 소개 서비스 △‘Safe Zone’-범죄예방용 호루라기, 위치 전송 서비스 등 이었다.

Meal Mate 앱의 경우 학생식당에서 홀로 밥 먹고 있는 학우를 본 한 학생이 혼자 식사를 하는 학생들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연결해 주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전까지 스마트폰 앱 개발과는 거리가 멀었던 학생들이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얻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을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학생들의 발표를 경청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지금껏 많은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들어봤지만 대학생 수준에서 이렇게 유창한 영어로 조리 있게 발표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며 “시간과 자원, 노력 등의 제약이 있을 때 이를 어떻게 배분하고 극복할 것인지 염두에 둔다면 더욱 훌륭한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2008년 설립된 미국형 벤처캐피털로, 현재 총 1260억 규모의 투자펀드를 운용 중이며 주로 IT 업종 등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 이미향 7GNC 기획이사는 “IT나 미디어관련 수업이 아닌데 학생들이 이렇게 창의적이고 다양한 주제의 어플리케이션 개발 아이디어를 도출해내 신선했다.”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가는 과정 자체가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이 아이디어들이 실제 개발 및 창업에 이를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7GNC는 숭실대 글로벌미디어학과 모바일 연구실 교수와 박사로 구성된 스타트업(Start Up)으로, 앱팩토리를 통해 각 분야 별 능력자의 힘을 모아 함께 앱을 만드는 개발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학생들이 기획해 발표한 앱 개발 프로젝트는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 연결되고 서로 조율을 통해 앱 개발 기획서를 완성하여 해당 기관의 심사에 합격하면 해당 기관에서 앱을 개발하게 된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내놓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며, 참여기관들은 필요한 분야에 대한 앱을 만드는 ‘윈-윈(Win-Win)’ 프로젝트다.

전준한(경영학 4년) 씨는 “대다수 학생들이 취업을 목표로 하지만 창업을 통한 자기 사업을 꿈꾸는 학생들도 많다. 가상의 회사를 설립하고 직접 앱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창업에 대해 고민하고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며 “특히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이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유학생 황푸린(Huang Fu Lin, 경영학 2년) 씨는 “수업을 통해 영어 뿐 아니라 프레젠테이션 기법 등 경영 마인드를 함께 배울 수 있어 유익하다.”며 “한국 학생들과 친분을 쌓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이 경험을 살려 앞으로 한국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민병철 교수의 수업에는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중국, 과테말라 등지에서 온 외국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함께 수학 중이며,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하는 방법, 미팅 하는 방법, 협상 하는 방법 등 실제로 글로벌 취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업무를 가르치고 있다.

민 교수는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창의력과 업무 실행능력을 갖게 되고, 졸업 후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이니셔티브를 갖게 된다. 특히 학생들이 직접 앱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청년층 취업 영역의 글로벌화와 연관해 요즘 심각한 이슈인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실용영어를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는 ‘오토스피킹’이라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한중일에 15만개를 보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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