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이 지난 8일 부산 KBS홀에서 열린 '열정樂서'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이 지난 8일 부산 KBS홀에서 열린 '열정樂서'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

[경제플러스=권혁기 기자] 지난 8일 부산 KBS홀에서 펼쳐진 삼성그룹 ‘열정樂서’에 할리 데이비슨을 타는 멋진 중년 남성의 영상이 홀을 가득 메운 4000여 대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상 속 멋진 라이딩의 주인공은 삼성정밀화학 성인희 사장.

성 사장은 지난 1982년 삼성전자 입사 후 경력의 대부분을 인사에서 보낸 삼성 내 대표적인 인사통이다. 삼성 전략기획실, 삼성전자 인사팀장을 거쳤고 2009년부터 2년간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을 지낸 후 작년 8월부터 삼성정밀화학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성 사장은 “삼성 사장이 오토바이 탄다고 하면 튀어 보일까 봐 숨어서 타다 오늘 처음 공개했고, 회사생활 30년 만에 외부강연을 하는 것도 처음이다.”며 “이왕 커밍아웃(?)한 김에 삼성 사장 계급장 떼고 속 시원한 강연 들려드리겠다.”는 말로 강연의 문을 열었다.

문답식으로 진행된 강연의 첫 질문은 ‘어떻게 사장까지 됐나’였다. 성 사장은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며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소개했다.

의욕만 앞서던 신입사원 시절 첫 시련이 찾아왔다. 당시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병역특례를 담당하던 성 사장의 실수로 삼성기업연구소의 병역특례 대상자 130명이 군대를 가게 된 것. ‘130명의 인생을 망쳐놨다’는 자책감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부랴부랴 사태를 수습했지만 스스로에 대한 깊은 회의가 들었다.

그렇게 회사생활을 이어 가던 중 그에게 큰 미션이 떨어졌다. 삼성전자 최초로 열리는 임직원 체육대회 행사를 맡게 된 것. 당시 과장이었던 성 사장은 2만 명 전 임직원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를 3개월만에 준비해내야 했다. 3개월간 매일 회사에서 먹고 자며 일하다 보니 아내가 4살 딸을 데리고 친정으로 가 버리기도 했다. 가정생활 최초의 위기였다. 하지만 성 사장은 준비에 더 박차를 가해 당시 삼성전자 대표였던 윤종용 사장의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아내와도 화해를 했다.

실수를 만회하고, 위기를 돌파하는 경험은 자괴감을 자신감으로 바꾸어 놓았다. 성 사장은 “나는 필살기가 없다. 오직 이런 실수와 실패, 좌절에 굴복하지 않고 남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살다 보니 고난, 시련이 곧 축복이 됐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며 몰입과 열정을 강조했다.

성 사장은 30년간 인사 담당자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인재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란 질문에 대한 답으로 “30년간 인사만 담당하다 보니 개인이나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점을 발견하게 됐다.”며 “성공하고 싶다면 목표를 분명히 하고, 몇 배의 열정으로 살아가며,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세상은 천재가 아니라 ‘질긴 놈, 독한 놈, 엉뚱한 놈’이 바꾼다. 이 ‘놈놈놈’들의 공통점은 열정과 몰입이다.”며 “열정이 상실된 애늙은이가 되기보다 몰입할 수 있는 정신력, 도전정신을 갖춰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열정을 ‘마그마’라고 소개한 성 사장은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듯 싸이의 ‘말춤’을 추며 퇴장해 KBS홀을 가득 채운 4000여명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한편, 이날 강연에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 개그맨 김영철, 그리고 삼성 직원 강연자로 나선 삼성테크윈 이지영 대리는 장애로 인해 110cm 작은 키지만 180cm의 열정으로 살아온 감동스토리를 풀어냈다. 대학 입학부터 어학연수, 삼성 입사까지 도전의 연속이었던 그녀는 “지금 넘어졌다고 영원히 달리지 못하는 건 아니다. 다시 일어나 달릴 수 있다.”고 격려했다.

김난도 교수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재미있는 것은 성장이다. 에스컬레이터처럼 한 번에 가려고 하지 말고, 계단을 오르듯 차근차근 성장해야 한다.”며 “남들과 똑 같은 스펙을 쌓으며 씨줄에 집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무늬를 만들기 위한 날줄을 찾아야 예쁜 천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개그맨 김영철은 ‘긍정’을 키워드로 강연했다. 자신의 열정 노하우로 ‘목마름’을 꼽은 그는 “난 일본어도 배우고 싶고 최초 헐리웃으로 진출한 개그맨도 되고 싶고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다. 여러분도 큰 목표를 갖고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다음 ‘열정樂서’는 오는 13일 전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며, 공신닷컴의 강성태 대표, 삼성증권 김석 사장, 가수 션 등이 강연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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