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권혁기 기자] 지난달 5일 19대 국회의 국정감사가 시작된 이후 이전 국정감사와 마찬가지로 파행이 거듭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가운데, CEO들이 청문회 역시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정무위, 기재위, 외교통상위 등 11개 상임위원회는 지난달 5일부터 20일 동안의 국정감사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유통업계 역시 국정감사를 받으면서 많은 CEO들이 출석을 요청받았는데 대부분의 CEO들이 해외출장을 빌미로 국정감사에 불출석하는 등 파행에 한 몫 거들었다.

먼저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달 11일 국정감사 일정을 잡아둔 상태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베트남으로 해외출장을 떠났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현지 기업과 물품 공급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국감 일정 이후인 13일 귀국했다.

미국으로 해외 아웃렛 현장 시찰을 목적으로 떠난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은 국감이 모두 끝난 이후에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9일 출국해 일본, 태국, 미국 등을 거쳐 10월 말 귀국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11일 일본 여행그룹인 JTB의 타가와 히로미 사장을 만나 세계 최대 민간 여행 기구 WTTC(World Travel & Tourism Council)의 총회인 Regional Summit의 2013년 한국 유치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아사히그룹 홀딩스의 이즈미야 나오키 사장과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에서는 아시아 지역 경제 리더들의 모임인 ABC(Asia Business Council) 포럼에 참석하고 잉럭 친나왓 태국 총리를 만난 뒤 미국 허쉬 CEO 존 빌브레이 사장 등을 만나 글로벌 제휴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병렬 이마트 CEO,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이사 모두 해외출장을 명목으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유통업체 CEO들을 대상으로 영업규제와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한 문제에 대해 유통업계의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었던 국정감사에서 유통업계 CEO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회는 청문회 증인으로 이들을 다시 불렀지만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부사장, 신동빈 회장, 정지선 회장 등은 모두 또다시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참한다.

구두상으로 불참을 통보한 4명은 모두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정호준(민주통합당·서울 중구) 의원실 측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사실 CEO들이 전부 출석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제 몇몇 CEO들이 참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청문회에서는 대형 유통업체 입점 수수료 및 불공정거래 행위, 판촉비용, 의무휴업, 협력업체들의 불이익, 단가인하, 2+1 행사로 인한 하청업체 쥐어짜기 등 밝혀내야할 것들이 매우 많았다."라며 "그러나 모두 참석하지 않아 매우 허탈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국정감사에는 코스트코 코리아와 편의점 업체 대표들만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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