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권혁기 기자] 주택금융공사가 직원들에게 임차사택 대여로 특혜 대출을 해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15일 주택금융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위원회 소속 정호준(서울 중구·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주택금융공사가 사내 복지라는 미명 아래 직원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임차사택 대여는 사실상 특혜 대출이다."라고 지적하면서 "해당 제도의 즉각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시행하고 있는 임차사택 대여란 ‘근무지역에 신청일로부터 소급, 1년 이내에 본인 또는 부양가족 명의의 소유 주택이 없는 3급 이하 직원 중 부양가족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 등에 공사가 임차한 일정규모 이하의 주택을 대여하는 제도’다. 지난 6월 말 현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직원 58명이 해당 제도를 이용중이며 이에 지원된 금액은 76억3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제도는 일부 다른 기관들에서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원격지 전보 직원들의 회사의 전보 명령으로 인해 야기되는 가정의 혼란 상황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른 기관들이 '원격지 전보 발령 직원'에게만 제한적으로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주택금융공사는 2006년과 2009년의 두 차례 감사원의 감사를 지적받을 때까지 원격지 전보발령 직원뿐만 아니라 처음 채용 때부터 계속해서 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에게 임차해 대여하는 등 지방전보 등과 관계없이(이하 비원격지 근무자) 임차사택을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의 지적 이후 지난 2010년 1월 1일, 관련규정을 개정해 비원격지 근무자들은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지만 이 또한 편법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정 의원은 꼬집었다.

주택금융공사는 비원격지 근무자들에게 올해 기준으로 임차보증금의 3.3%의 이자율에 해당하는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고 있지만 주택금융공사의 복지규정 세칙에 따르면 '기간별 차등률' 규정을 두고 있어서 3.3%라는 저리의 사용료를 온전하게 내는 것은 대여 받은 후 8년이 지나야하며 1년 동안은 무상, 2~4년은 1.65%, 5~7년은 2.64%의 이자만 지불하면 되게 규정돼 있다.

더구나 부칙에는 '규정 시행 당시 임차사택을 대여 받고 있었던 직원이 이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료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게 하고 있어 규정 변경 전, 이미 임차사택을 대여 받고 있었던 비원격지 근무자들은 현재까지 무상으로 임차사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환산했을 때, 예를 들어 만약 서울 지역의 임차사택 보증금 지원한도인 1억2000만원을 지원 받은 경우, 3.3%의 이자율로 보면 연간 약 396만원의 이자 면제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 된다. 근로자서민 전세자금대출 이자율인 4%를 기준으로 보면, 연간 약 480만원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

2012년 6월 현재 임차사택의 대여를 받고 있는 58명 중, 비원격지 근무자로서 현재까지 무상으로 대여를 받고 있는 직원은 40명에 이른다고 정 의원 측은 설명했다.

이에대해 정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설립된 공기업이 평균 연봉 7700만원을 받는 직원들의 복지라는 미명 아래 저소득 서민들의 전세금 대출 이자보다 더 낮은 이자율, 또는 무상으로 임차사택을 대여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다."며 "주택금융공사의 임차사택 대여 제도는 사실상 전세금 대출을 편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특혜를 위장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만큼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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