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년 만에 경영권 회복에 나선다.

우리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16일 회의를 열어 자본 잠식과 유동성 부족에 시달려온 금호산업에 총 690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결의했다. 구체적인 지원방식은 신규자금지원 1200억원, 채권단 출자전환 2700억원, 유상증자 3000억원 등이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배정 방식이지만 실권주가 발생하면 제3자 배정방식 등을 통해 20% 할증된 금액으로 박 회장이 증자에 참여하게 된다. 박 회장이 최근 처분한 금호석유화학 매각대금 4000여억원 중 2200여억원을 증자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 지분 14%를 확보한 박 회장은 2010년 11월 박 회장의 금호산업 지분이 감자로 대부분 사라진 뒤 2년 만에 그룹의 실질적 최대주주로 재등극하게 된다.

금호산업 경영이 정상화 절차를 밟으면서 금호그룹의 계열 분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호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그룹으로 분리를 추진해 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 금호산업 등이, 금호석유그룹엔 금호석유 금호폴리켐 금호미쓰이화학 등이 포함돼 있다. 금호석유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증자에 참여하면 아시아나항공 지분(13.4%)을 전량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복귀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상증자, 출자전환, 신규 지원 등 모두 합해 6900억원을 투입해도 이미 절반 이상 자본이 잠식된 금호산업에는 단기 처방에 불과하고 건설경기 불황으로 금호건설 또한 실적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

특히 박 회장의 이번 참여 지분은 채권단의 신규 자금에 대한 담보로 전량 제공되고, 채권단 결의에 의해 감자 진행 시 균등 감자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금호산업이 다시 위기에 빠질 경우 박 회장은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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