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이지하 기자] '바가지 카드수수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중소자영업자들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는 엄살을 떨며 미적거리던 신용카드사들이 재계 2위 현대차의 '으름장'에는 별다른 항변조차 못하고 곧장 백기를 들면서 카드업계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비아냥마저 나온다.

현대차의 수수료 인하 불똥은 다른 업종에까지 번질 기세다. 이미 현대차의 행보를 지켜 본 르노삼성·한국GM,쌍용차가 수수료율 인하 대열에 합류했고, 다른 대기업들도 연신 계산기를 두드리며 수수료 인하 요구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스스로를 옭아 매는 자충수를 둔 꼴이다.

카드업계의 이기적인 탐욕이 결국 자신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카드사들은 이제까지 업종·업소별로 수수료를 매기는 근거가 무엇인지, 원가가 얼마인지 단 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 카드사에 매출과 이익을 많이 가져다 줄수록 또 연체율이 낮은 업종일수록 수수료를 깎아주는 등 수수료를 제멋대로 받아왔기 때문이다. '갑(甲)의 횡포'를 서슴치 않았다.

올해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입액은 지난해 7조원에서 30%가량 늘어난 9조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중소자영업자들의 가맹점 수수료를 내려준다고 온갖 생색을 냈지만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더 많은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 가맹점과 고객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카드업계가 현재의 수수료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일종의 원가구조인 '수수료율 산정근거'를 공개하는 것 뿐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산정돼 온 수수료 원가산정을 공개해야 수수료의 합리성을 따질 수 있고, 그에 따른 현실적 수준의 수수료율 체계도 마련해 가맹점들을 설득할 수 있다.

카드사들의 자기반성도 뒤따라야 한다. 탐욕스런 금융권의 대표주자라는 일각의 비난을 극복하고, 카드사 수익원의 근간이자 수수료 수입의 주체인 가맹점과 고객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현 정부의 대표적 구호인 '상생(相生)'의 의미를 제대로 곱씹어보고 되새김질 해봐야 한다. 

당장의 이익에 목메기 보다는 소모적인 갈등을 줄이고 카드사와 고객이 공생발전할 수 있는 상생과 공영의 미래지향적 '혜안(慧眼)'이 카드사에겐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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