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두윤 기자] 하이마트가 경영권 분쟁에 빠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진그룹의 유경선 회장과 선종구 회장간의 경영권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과 불신이 마침내 폭발, 두 사람이 결별수순을 밟으면서 유 회장이 경영권을 회수, 친정체제를 구축하기위한 경영권분쟁이 표면화됐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유진그룹의 행보가 주가부양을 위한 포석 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부진한 모 기업 주가상승의 촉매로 견조한 사업성과를 유지하고 있는 하이마트를 선택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계와 증권계에 따르면 유 회장은 외국자본으로부터 하이마트를 인수할 당시 창업자이자 당시 사장을 맡고 있었던 선종구회장에게 경영권을 일임했다. 그러나 인수 후 강원도에 골프장건설 등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잡음이 흘러나오면서 유 회장과 선회장간에 불신이 싹트면서 갈등을 빚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한동안 선회장의 장남이 기획실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는 데 이 역시 선회장과 유회장간의 불신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 일부 하이마트 직원들의 전언이다.

유 회장은 해를 거듭하면서 하이마트에 대한 경영관여 폭을 넓혔고 이는 선회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회장의 하이마트경영에 대한 유진 측의 불신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면서, 유진그룹측은 경영권을 선 회장으로부터 환수, 직접경영에 나서겠다고 결심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진그룹측은 경영권인수를 위한 임시주총을 소집하기에 이르렀다. 증권가에서는 30일 임시주총서 유회장과 선회장 측이 표대결이 가시화될 경우 유진기업의 우세를 점치는 관측이 많다. 현재로선 유진그룹과 선 회장측이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진기업은 하이마트 지분 31.34%를 갖고 있으며 선종구 회장의 지분은 17.37%다. 우호지분까지 합한 선 회장 측 지분은 27.56%가 된다. 유진그룹은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율 27.6% 중 6.9%를 콜옵션을 통해 인수할 계획이다.

물론 선 회장은 유회장측의 이런 처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인수당시 경영권을 일임한 약속을 파기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그동안 하이마트를 일구어온 창업동지들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이메일에서 그룹의 경영권환수를 강력히 성토하고 있다.

선 회장은 이메일에서 "유진그룹이 약속을 깨면서까지 경영참여를 위한 임시주총과 이사회 개최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등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저와 경영진은 소유지분의 처분과 거취문제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선회장은 나와 창업동지들이 아니고서 하이마트를 제대로 꾸려갈 수 있을 것인지, 할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경영의 전문성과 유능한 인력으로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형국이다.

설득력은 떨어지지만 증권가에서는 주가띄우기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양측의 논리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안개속으로 들어간 상태지만, 하이마트 지배권 강화에 대한 유진그룹의 행보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유진기업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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