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LS그룹이 계열사를 등에 업고 몸집을 부풀리고 있어 뭇매를 맞고 있다. 2·3세들이 비상장사 지분을 일괄 매각해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회피하는 동시에 수백억 원대의 매각차익을 남긴 것.

금융감독원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지난 4일 비상장계열사 파운텍 지분 49%(39만2000주)를 주당 4만7680원, 총 186억9000만원에 인수했다.

LS그룹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 47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파운텍’과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 ‘지씨아이’등 3개사다. 지난 2004년 1월 설립된 파운텍은 컴파운드 등 합성수지 및 플라스틱물질 제조업체로, 최대주주는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LS전선이다.

LS전선이 인수한 지분은 구자홍 LS그룹 회장(8.58%), 구 회장의 친동생인 구자엽 LS산전 회장(4.29%)과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4.29%) 등 창업주 일가의 보유주식이다. 구 회장의 사촌인 구자열 LS전선 회장(7.35%), 구자용 E1 회장(4.9%) 구자은 LS니꼬동제련 부사장(10.62%),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딸 구재희씨(4.08%) 등도 주주다.

파운텍은 지난해 매출액 887억원 가운데 LS전선(413억원)과 JS전선(149억원) 등 계열사 매출 비중이 73.8%에 이르는 등 대표적 일감몰아주기 사례로 지목됐던 곳이다. 전력케이블 부품을 만드는 사업 특성상 LS전선과 밀접한 사업관계를 형성해 온 계열사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파운텍의 사업특성을 감안할 때 설립 초기부터 LS전선의 100% 자회사로 둘 수 있었지만, 총수 일가의 출자가 이뤄졌고 결국 8년여 만에 다시 LS전선이 100% 자회사로 흡수했다. LS전선은 지난 4일 총수일가의 파운텍 지분을 사들이면서 ‘전선사업 관련 전문성 확보 및 시너지 확대’라고 밝혔다. 이는 곧 회사 스스로 그간 총수일가들의 지분 보유 행위가 사업기회유용이라는 점을 방증한 셈이다.

파운텍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총수일가들은 주당 4만7680원에 지분을 넘기면서 출자금(주당 5000원) 대비 주당 4만2680원, 총 167억3000만원의 매각차익을 올렸다.

과거에도 관계사 의존도는 높은 수준이었다. 파운텍이 계열사와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4년 69%(총매출 13억원-계열사거래 9억원) ▲2005년 81%(272억원-221억원) ▲2006년 80%(432억원-346억원) ▲2007년 81%(589억원-478억원) ▲2008년 83%(704억원-583억원) ▲2009년 84%(789억원-660억원) 등으로 설립 첫해를 제외하고 매년 평균 80%가 넘었다.

2005년 말 설립된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도 파운텍과 비슷한 지분 구조다. LS전선이 51%를 갖고 있고, 나머지 49%는 오너일가가 쥐고 있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총수일가는 구자홍 회장의 자녀 구본웅씨(4.9%), 구자명 회장의 자녀 구본혁씨(4.9%), 구자열 회장의 자녀 구동휘씨(7.35%), 구자용 회장의 자녀 구희나씨(4.9%),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의 자녀 구소희씨(4.9%) 등 8명이다.

LG가(家)에서 분가해 LS그룹을 만든 구태회·구평회·고(故) 구두회 명예회장을 창업주 1세로 본다면 파운텍은 2세 위주로 출자가 이뤄졌고,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는 3세들이 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는 자재구매대행업체(MRO)로 지난해 매출액 7767억원 가운데 38.9%(3022억원)가 LS전선과의 거래였다는 점에서 내부 물량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LS글로벌의 내부거래율은 ▲2007년 83%(2755억원-2291억원) ▲2008년 73%(5644억원-4117억원) ▲2009년 89%(5461억원-4835억원) ▲지난해 85%(7767억원-6603억원)로 나타났다.

LS그룹 총수일가는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 지분 34.3%(6만8600주)도 지난 4일 그룹 지주회사 LS에 함께 매각했다. 매각단가는 주당 10만150원, 총 68억7000만원이다.

이에 따라 LS그룹 3세들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약 65억원의 매각차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LS그룹 창업주 일가가 파운텍,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 지분을 매각하면서 얻은 이익은 매각차익에 국한되지 않는다.

두 회사 모두 내부거래비율이 30%가 넘고, 특수관계인 지분이 3% 이상이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과세 방안이 확정될 경우, 총수 일가들은 과세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분을 전량 계열사로 매각하면서 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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