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안철수연구소에 또 다시 불기둥이 치솟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신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8일 주가는 전일보다 9800원(14.94%) 오른 7만5400원으로 마감했다. 이틀째 연이은 상한가 행진이다.

 
 

안철수연구소는 8월 말까지만 해도 실적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탄탄한 '가치주'에 속했다. 지난 7월 13일 전년동기 대비 76.9% 급증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8월 증시 급락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

하지만 9월 1일 이 회사 주식 372만주(37.1%)를 보유한 최대주주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하면서 주가는 전형적인 정치 테마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닷새 뒤인 6일 안 원장이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주가는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다음달 3일 박원순 씨가 범야권 서울시장 경선에서 승리하자 주가는 또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상급등에 거래소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주의를 당부했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았다. 24일에는 주가가 10만원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도 1조원을 넘었다. 최대주주(37.1%)인 안 원장의 주식 평가액은 3720억원으로 뛰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 지난달 26일, 주가 변동성은 극에 달했다. 시초 하한가로 떨어졌던 주가는 투표율이 예년보다 높다는 소식에 한때 7% 선까지 반등하다 결국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선거 전일 하한가까지 이틀간 날아간 시가총액만 2700억원을 웃돈다.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전일부터 정치권의 러브콜에 또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 테마주는 일반적으로 '기대감→소문→버블→폭락'의 공식을 따른다. 기업의 실적과 성장 가능성 등 투자의 기본 요소는 배제되기 때문에 실상은 '묻지마 투자'에 가깝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대선이나 총선 테마주로 지칭됐던 종목들의 경우 투기자금이 들어왔다 빠져나가며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컸다"며 "기업가치 상승 등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도 그럴듯한 포장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게 테마주의 속성"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범야권 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 통합'은 지난 6일 시민이 주도하는 '혁신적 통합정당' 건설을 제안하면서 안 원장이 이에 동참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 기구는 야권에 던진 '통합 제안문'에서 "안철수 교수도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혁신적 통합정당 건설의 길에 함께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경제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