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박소연 기자] 포스코가 잇단 신용등급 강등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일 주가는 전일보다 2000원(-0.53%) 떨어진 37만5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말 40만원대로 떨어진 주가는 갑작스런 환율 상승에 34만1000원까지 곤두박칠치며 30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계속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달러화와 엔화 차입금이 많은 철강업체 특성상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은 순이익에 큰 영향을 미쳤다. 3분기 연결재무제표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조9530억원, 1조29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2330억원으로 78.4% 급감한 데는 환차손 영향이 컸다.

내수 가격 인상 지연도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 초 정부의 물가 억제 압박에 제품가격 인상 시기를 놓친 데다 인상 이후에도 도매가격 할인 관행 때문에 제값을 못 받고 있는 것. 실적이 악화되면서 포스코는 올해와 내년 투자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1조원 이상 줄이기로 한 상태다.

경쟁업체의 생산력 증강과 일본 및 중국산 제품 수입증가로 국내 수요가 줄어들면서 선두 업체로서의 시장 지배력 또한 흔들리고 있다.

국내 2위 철강업체인 현대제철은 오는 2013년 9월 제3고로를 완공한다.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진 것. 제3고로가 완공되면 당진제철소는 연산 1200만톤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전기로를 통한 생산량을 더하면 조강 생산능력은 2200만톤에 달한다.
 
이는 포스코의 생산능력인 연 3800만톤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실적 악화로 당분간 투자 축소가 불가피한 포스코로서는 입지가 좁혀질 수 밖에 없다.

일본 및 중국산 제품이 쏟아짐에 따라 수출 확대로 활로를 모색하고는 있지만 이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철강 수출 가격은 내수 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수출이 증가한다 해도 이익은 감소하게 된다.

실제로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6%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8%에도 못 미쳤다. 포스코의 4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31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상황이 나아지지 못할경우 `BBB+` 이하의 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S&P는 보고서에서 "포스코의 3분기 높은 수출 비중과 이로 인한 낮은 수익성, 그리고 원료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국내 제품 가격의 미미한 인상은 경쟁 압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날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수익성 악화와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채무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데다 비 철강업종 사업 부문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이 주요 원인"이라며 "포스코의 수익성 악화는 원자재 가격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도 겹쳐있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경제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