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정한국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자리에서 세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700억 달러 한·일 통화 스와프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또 지난 2004년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한·일 자유무역협정(FTA)교섭을 조기에 재개하기 위한 실무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단독·확대 회담을 갖고 청와대 충무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합의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일 FTA교섭을 가능한 조기에 재개하기 위한 실무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일 FTA는 할 수 있으면 빠른 시일 내 하는 게 좋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FTA는 양국이 윈윈(win-win)해야 하는 것은 물론 업종별로 서로 견해가 있는 것을 잘 조정해 시행할 수만 있다면 한·일 FTA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세계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을 선제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협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7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스와프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한·일 교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소재 분야에 대한 기업 간 협력이 더 강화되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으며, 지난 5월 한·일 정상회담에서의 합의에 기초해 양국 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군 위안부 청구권 문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심을 모았던 의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통령은 “역사를 잊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한·일 관계의 근간이다.”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다 총리는 “한·일은 대국적 입장에서 공존하고 공영할 수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대응하고 협의하려고 한다.”고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이 대통령과 노다 총리는 미래지향적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제2기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를 조기 출범하기로 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한·일 간 긴밀한 협력관계가 양국은 물론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매우 긴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런 차원에서 21세기 새로운 한·일 관계를 만들기 위해 지혜롭게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데 대해 뜻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문화 교류와 청소년 교류를 포함한 인적 교류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조속한 핵 폐기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에 긴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한·일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일본 측의 국빈방문 초청에 대해 “양국 간 적절한 협의를 통해 적절한 시기가 되면 갈 수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은 어떤 조건이 해결되면 가고, 안 가고 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필요하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관계다.”라고 말했다.

노다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제 강점기 강탈 도서인 조선왕실의궤 중 고종황제 즉위식 과정을 기록한 대례의궤(大禮儀軌), 순종의 결혼식 과정이 담긴 왕세자가 례도감의궤(王世子嘉禮都監儀軌) 등 5권을 반환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한국 측은 민동석 외교통상부 2차관,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 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김대기 경제수석, 최금락 홍보수석이 배석했으며, 일본 측은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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