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플러스=김준완 기자] 1998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PC패키지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게임 내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구현된 배틀넷을 통해 유저들이 PC방에서 다른 사람과 대전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스타크래프트를 종목으로 각종 오프라인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으며 1999년 ‘프로게이머 코리아 오픈’에 이어 이듬해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가 개최되면서 e스포츠가 본격 태동했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프로게임단이 생겨났고 임요환 등의 걸출한 e스포츠 스타들이 배출됐다. 2004년 스카이 프로리그 결승전이 벌어졌던 부산 광안리 현장에 10만 명의 관중이 운집하면서 e스포츠는 황금기를 맞았다.

그 이후 7년이 지난 현재 e스포츠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다양해진 e스포츠 종목, 높아진 프로게이머 연봉, 화려해진 대회 무대 등이 오늘의 e스포츠가 한층 성장했음을 대변하는 듯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 e스포츠는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본래 e스포츠가 갖고 있던 태생적 한계인 종목의 비영속성을 떠나 국내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를 능가하는 종목을 발굴하는데 실패했다. 과거보다 종목은 다양해졌지만 스타크래프트만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종목이 10여 년간 e스포츠에 실현되지 못했다.

게임의 순기능을 부각시키고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국가 브랜드 인지도 재고 등을 위해 e스포츠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정부도 일선에서 빠져 '먼 산'이 된지 오래다.

프로게임단이 연이어 해체됨에 따라 대회가 축소되고, 바닥을 드러낸 e스포츠 관련 방송 프로그램으로 인해 프로리그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게임 방송국 역시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경북 안동과 경기도 용인에서 각각 열렸던 ‘IeSF 2011 월드 챔피언십’과 ‘IEF 2011 그랜드 파이널’ 등의 국제 e스포츠 대회에서는 국내 선수에게 유리한 종목으로 대부분 구성돼 포장만 세계 대회를 표방했다는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

총체적 위기다. 이 모든 것들이 현재 국내 e스포츠의 자화상이다. 과거 배틀넷을 통해 아마추어 게이머들이 열정 하나로만 레더 토너먼트를 펼쳤던 그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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